나의 이야기

과연 맛있는 김장을 담갔을까??

그냥 그래요 2009. 11. 23. 17:15

가족들이 김치를 썩 잘 먹는 편도 아니고

엄마가 건강하셨을 땐 해마다 시골집에서 담가 택배로 보내주시곤 해

별 어려움 없이 먹던 김치가

재작년 엄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후 병마와 싸우시다가

올 1월 허망하게 가시고 나니

작년에는 경황이 없어 여기 저기서 들어온 김치로 대충 먹었는데

올해는 동생들과 의기투합해

김장 직접 담가보자고

고춧가루 사 놓고

앞집에 부탁해서 해남산 절임배추 30포기 주문하고

지난 토요일 도착해서

큰 동생이 시간 되어 조카딸과 마트 가서

양을 알 수 없어 물어 물어 속재료 사왔는데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고 빠진 것도 있어

작은 시장 들러 마저 산 후

 집에 도착해 배추 받아 Box에서 꺼내 물기 빠지게 받혀 놓고

각종 야채 씻어 채 써는 팀은 채 썰고

마늘, 생강등은 다지기로 다지고

찹쌀풀을 쑤는데

장 보러갈때 찹쌀가루는 방앗간에서 사야한다고 일껏 강조 했건만

살림엔 젬병인 큰 동생이 덜컥 마른가루를 사오는 바람에

다시 사오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 문 열은 방앗간 없지 싶어

그냥 풀을 쑤는데 영 아니다

아무리 저어도 풀이 될 기미가 안 보이고 밑에선 눌어 붙기 시작해 그냥 넣기로 했다

무우, 대파, 잔파, 적갓, 사과, 배 채 썰어 논 것, 

청각, 마늘, 생강 다진 것,

생 새우, 새우젓, 멸치액젓, 찹쌀풀, 고춧가루, 통깨등을 

넓은 그릇 2개에 양 맞춰 넣고 동생과 버무리는데

내가 버무린 양념은 오래 두고 먹을 걸로 준비하고

양이 조금 작은 동생 거엔 생굴을 넣어 각자 속을 넣었다

해도 해도 끝도 없어 다리는 쥐가 나고 허리는 뒤틀려 너무 아파

이리 저리 몸을 움직이며 김치통을 채워가는데

아뿔사!! 속이 모자란다 어떻게 해 볼 수 없을 만큼 ㅠ,ㅠ

하는 수 없이 일요일에 재료 사서 다시 하기로 하고

대충 치워 놓고 겉절이와 오징어구이, 새우깡 놓고

맥주 마시는데 시원한게 자꾸 마시다보니 그만 취해버렸다

간신히 씻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금방 곯아 떨어졌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려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식구들 아침 밥 않혀 놓고 딸 아이 교복 블라우스와 남편 와이셔츠 손빨래 하고

왕새우랑 무우 넣고 시원하게 찌개 끓여 아침식사 하고

동생들, 조카딸과 함께 서둘러 준비하고 성도사 가서 부처님 뵙고 절 하는데

큰 스님이 문 밖에서 빙그레 웃고 계셨다

묵언수행중인 스님이 손짓으로 우리를 공양방으로 안내하신다

맛있는 떡도 주시고 차도 마음대로 타 먹으라는데

금방 밥을 먹고 왔으니 식욕이 안나 싸 달라고 했다

필담으로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왔다

마트에 들러 재료 다 사고

집에 도착하자 마자 막내는 보쌈고기 삶고

큰 동생과 나는 재료 마저 준비해서

속을 넣었는데 큰 김치통으로 2통이나 나왔다

오래 두고 먹는다고 풀도 안 넣고 좀 더 짜게 한다고 했는데 글쎄??

다들 지쳐서 여기 저기 널부러져 낮잠 자는데 

조카가  머리 염색 해 줬다

고기 익는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하고

점심 겸 저녁으로 보쌈 먹는데 너무 맛있었다

일찍 집에 가서 쉰다고 동생들 돌아간 후

남편은 대 청소하고  나는 목욕탕에 들어가 뜨거운 물에 온 몸을 담그니

피로가 조금 풀리는 듯 했다

힘들여 만든 김치인 만큼

이번엔 정말 맛있게 많이 먹어야겠다

아픈 동생한테도 줄려고 2통이나 준비해놨는데

얼른 툭 툭 털고 일어나서

내가 담근 김장김치 맛있게 먹는 모습 보고 싶다

부처님!!

엄마, 아버지!!

우리 상철이 빨리 나아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나무관세음보살_()_ 나무관세음보살_()_ 나무관세음보살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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