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얼음장 여인의 눈물 ㅠ,ㅠ

그냥 그래요 2009. 6. 12. 14:47

내 동생이지만 참 차갑다

아니 그렇다고 여지껏 생각해왔다

오늘 우연히 동생 블러그에 갔다가 동생의 참모습(?)을 만났다

그렇게 지독하니까 여지껏 독신으로 살지

한 마디, 한 마디할때마다 너무나 차갑게 말해

막내와 나는 저 년은 왜 저렇게 냉정하대? 그랬다

그런데 오늘 나는 내 동생의 전혀 다른 모습을 봤다

요즘 오전엔 혼자놀기의 진수를 배우느라

군대 가 있는 아들 인연으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진 인터넷으로 국군방송 라디오 듣고

뉴스 검색해서 보고 남의 블러그도 가 보고

그러다가 동생과 네이트온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동생 블러그이름 알아서 찾아갔다가

그때 그때 써논 글을 보다가

그녀의 또 다른 아니 어쩜 그 동안 내가 몰랐던 그녀의 모습을 봤다

나는 그랬다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누구에게도 가능하면 상처 안 주고

나 자신도 상처 안 받길 간절히 원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근데 나도 모르게 누구에겐가 계속 상처를 주고 살았나보다

똑 같은 사건을 두고 동생과 나의 견해 차이도 봤고

올 초에 돌아가신 엄마를 두고

느낀 감정도 많이 달랐고

남편과 아들, 딸이 있는 나와

독신 인 동생의 생각차이도 봤다

4개월 사이에 시어머님과 친정엄마를 보내면서

노환과 뇌졸증으로 고생하며 사람답게 살지 못 하던

두 엄마의 죽음을 나와 그분들의 해방으로 생각했다

내 한 몸, 내 가족, 내 사무실을 지키기도 버거웠기에

그분들이 내 생활에 끼어드는게 너무 싫었다

시어머님은 07년 3월달에 병이 깊어서 우리집으로 오셨다

우리끼리 살다가 다른 사람이 끼니

적응이 안 되어 한 동안 애먹었다

처음엔 거동하실 수 있어서

여기 저기 집안을 돌아다니시며 흔적을 남기셨다

냉장고 문을 열어 놓기도 하셨고

수돗물을 밤새 틀어 놓으셨고

그러다가 점점 심해져서

식구들 모두 나간 사이

집안 이곳 저곳 다니시며 대변을 묻혀놨다

특히 냉장고나 김치냉장고등 주방쪽에다,,,

집에 돌아오면 더러운 건 닦으면 되지만

한번 베인 냄새는 아무리 문 열어 환기 시키고

방향제를 뿌려도 코 끝에 배인 냄새는 가시질 않아

비위가 워낙 약한 난 매일 토하다못해

속이 아파서 몸은 점점 말라가고

마음은 더욱 황폐해져 미칠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건강보험공단에 시설입소 희망신청했는데

가기 싫으셨는지 허가가 나기전에

일요일 새벽에 조용히 돌아가셨다

아침에 씻기려고 불러도 대답이 없으셔서

가 보니 옆으로 누우셔서 평온하게 주무시는 것 같았다

돌아서려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이마를 만져보니 차가웠고 얼굴색도 창백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으로

가족들 불러 그렇게 어머님을 보내드렸다

친정엄마는 내 알바 아니었다

오빠나 동생들이 엄마얘기하면 짜증부터 났다

엄마도 시어머님처럼 되기전에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식구들 모두 지쳐갈 즈음 엄마도 집에서 쓰러져서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쓸쓸히 가셨다

나는 숙제 다 한 학생처럼 담담히 두 분을 보내드렸다

사모곡? 이런 단어는 아직까진 내게 생소했다

그때 그때 일기처럼 써논 동생의 글을 보면서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이기적이고 냉정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지껏 두 엄마의 부재로 인한 슬픔은 별로 못 느꼈었는데

가슴이 메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동안 강한 척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누구나 자기의 삶에 무게가 가장 무거운 줄 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동생의 내면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볼려고도 하지 않았다

내 동생 혜영아!!

너무 힘들면 나한테 의지해도 돼

우리 서로 힘들 때 기댈 수 있잖니

너의 소리없는 슬픔에 가슴이 아프구나

앞으론 우리 서로 의지하며 남은 생 함께 가잤구나

사랑한다 내 동생~~